그리 오래는 아니라도 적당히 오랜 여행 뒤 돌아온 친구를 만났다. 나도 그러했을까. 뭐하냐고 물어서 그냥 산다고 했다. 늦게 일어나서 점심을 먹느니 마느니 하고 책이나 읽는다. 친구가 하는 말만 듣고 있자면 그 친구는 아직도 여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니면 1년간 한다는 여행이 아직 남아서 그럴까. 친구는 다음주엔 제주도로 떠난다고 했다. 나도 여행을 하고 돌아와 제주도를 갔던 기억이 지나갔다. 아직 제주도는 덥다. 조심해라. 가서 자전거를 타겠다는 생각이면 다시 생각해 봐도 괜찮다고 말해줬다. 돌아오는 일정이 없다는 친구에게 "10일 정도는 있어라."라고 말했다. 

우리는 홍대 어느 구석에서 튀김을 먹고 맥주 거리에서 감자 튀김을 먹고 맥주를 마셨다. 몸은 여기 있지만 동남아 이야기를 하다보니 나도 지나갔었던 베트남 어느 거리가 그려졌다. 
거리에는 오토바이가 넘치는 그곳이 떠올랐다. 2~3만원 하는 호텔에 숙소를 잡고 2천원짜리 쌀국수를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생각을 이어가다 보니 내가 그리는 것은 여행이라는 것보다 여행하며 내일 근심 없는 어떤 시간이었다. 생각해보니 여행이 그립지는 않다. 어릴 때는 여행하면서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여행하다보니 난 별로 그런 타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절이 바뀔 즈음에는 머리가 복잡해진다. 오늘부터는 낮이 많이 덥지 않고 밤에는 시원하다는 뉴스를 보았다. 가을이 다가오는 것이다. 긴 여름이 지나간다. 9월이 온다고 안 덥지는 않겠지만. 내 마음은 내일이 벌써 8월 20일이라 생각하니 벌써 서늘해졌다.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야한다. 아침밥 먹을 시간이 부족하면 나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먹거나 시리얼 우유를 사 마실 것이다. 그때쯤 사람 많은 버스를 타고 스마트폰이나 하고 있다 보면 아마도 지난 여행의 시간들을 그리워하게 될 거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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